26일(현지시간) 스페인 말라가 코스타델솔 공항에서 교통약자들이 아에나의 신 발라레스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다. 이승욱기자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말라가 코스타델솔 공항에서 교통약자들이 아에나의 신 발라레스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다. 이승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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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약자들이 자신의 장애 때문에 공항을 이용하지 않는 일은 없습니다.”

휠체어 픽토그램이 그려진 옷을 입고 있는 공항 직원이 휠체어를 밀고 승강기에 탄다. 휠체어에는 카키색 플랫 캡과 체크무늬 재킷을 걸친 노인이 타고 있다. 승강기에는 이 노인 동료로 보이는 또 다른 노인이 공항 직원이 밀어주는 휠체어에 타고 있었다. 25일 오전 10시30분(현지시각) 마드리드 바라하스 공항 4터미널 곳곳에서 보이는 풍경이다.

마드리드 바하라스 공항은 지난해 6817만9054명이 이용하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하지만 마드리드 바하라스 공항의 강점은 교통 약자를 위한 이동권 보장 제도에 있다. 마드리드 바하라스 공항을 운영하는 스페인 공항운영 그룹 ‘아에나’(aena)는 장벽 없는 공항이라는 뜻의 ‘신 발라레스’(Sin Barreras)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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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발라레스 프로그램은 교통약자가 공항에 도착할 때부터 항공기 좌석 탑승, 목적지 공항 연계까지 전문 안내 요원이 1대1로 밀착 동행하는 프로그램이다. 2008년부터 시작한 프로그램은 오래된 역사만큼 다양한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교통약자의 장애 중증도에 따라 항공기 좌석 탑승 과정에서 단순 부축을 할지, 휠체어 전용 셔틀버스를 이용할지 달라지기도 한다. 비용은 당연히 무료다. 마드리드 공항 관계자는 “항공기 좌석 탑승까지 약 35개의 방법을 시스템화했다. 다양한 상황을 가정해서 방법을 설정하는데, 비행기 환승의 경우 짧으면 5분 만에 환승 비행기에 탑승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했다.

신 발라레스 프로그램은 공항이 교통약자에게 제공하는 단순 편의가 아니다. 아에나가 신 발라레스 프로그램만을 전담하는 별도 자회사를 운영하는 것에서도 드러난다. 교통약자의 이동권 보장을 단순 노동이 아닌 전문 노동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동행 인력이 배치되기 전 대기 시간 동안 승객이 지정 장소까지 자율주행으로 이동시켜주는 교통약자 전용 스마트 모빌리티 로봇을 도입하는 등 새로운 기술을 통한 이동권 보장도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를 통해 신 발라레스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2008년 하루 평균 600명에서 올해 3500명으로 5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에는 268만명이 이 프로그램을 이용했는데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94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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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바하라스 공항에서 교통약자들이 아에나의 신 발라레스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다. 이승욱기자
25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바하라스 공항에서 교통약자들이 아에나의 신 발라레스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다. 이승욱기자

특히 아에나는 마드리드 바하라스 공항 4터미널을 설계하면서 교통약자 등의 이동이 원활하도록 교통약자를 위한 인프라를 곳곳에 배치했다. 이는 마드리드 바하라스 공항의 주요 이용객이 은퇴한 뒤 연금을 받아 생활하는 노년층이 많기 때문이다. 루이스 트리아나 마드리드 바라하스 공항 T4 운영관리처장은 “우리가 연구했을 때 공항을 이용하는 여행계층은 연금세대가 많았다. 그래서 그들이 더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를 했다”며 “현재 4터미널은 유럽연합 항공기만 이용하는데 앞으로 다른 대륙의 항공기도 이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건축 설계는 기존 설계가 유지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