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뉴스 조주희 칼럼니스트】 "조금만 더 집중하면 되잖아."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이러한 말을 자주 듣는다. 수업 시간에 집중하지 못하거나, 약속을 잊어버리거나, 해야 할 일을 끝까지 수행하지 못할 때 주변에서는 의지 부족이나 태도 문제로 해석하기 쉽다. 그러나 ADHD는 단순한 성격 특성이나 생활 습관의 문제가 아니다.

ADHD는 주의집중의 어려움, 과잉행동, 충동성 등을 특징으로 하는 신경발달장애이다. 아동기에 시작되는 경우가 많지만 상당수는 성인기까지 증상이 지속된다. 현재 ADHD는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진단하며,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질병분류(ICD-11)와 미국정신의학회의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DSM-5-TR)에서도 신경발달장애로 분류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DHD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여전히 혼란스럽다. 의학적으로는 장애로 분류되지만, 사회적으로는 "노력이 부족한 사람"으로 오해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장애인복지제도에서는 ADHD 자체가 독립적인 장애등록 대상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이 때문에 ADHD 당사자들은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에서 독특한 경험을 하게 된다.

실제로 ADHD를 가진 많은 사람들은 학업과 직장 생활, 사회적 관계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경험한다. 집중력을 유지하기 어렵고,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실패를 경험하기도 한다. 중요한 약속을 놓치거나 업무를 마감 기한 내에 끝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이러한 어려움이 개인의 게으름이나 무책임함으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특히 학교는 ADHD 학생들에게 쉽지 않은 공간이다. 오늘날 학교 교육은 오랜 시간 자리에 앉아 집중하기, 계획적으로 과제를 수행하기, 정해진 시간 안에 시험을 치르기와 같은 능력을 요구한다. 그러나 ADHD 학생들은 이러한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수업 내용을 이해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주의집중과 실행 기능의 특성 때문에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학생들이 교육적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특수교육 대상자로 선정되는 경우도 일부 있지만, 상당수 ADHD 학생들은 일반학급에서 별다른 지원 없이 생활한다. 교사의 이해와 학교의 지원 체계에 따라 경험이 크게 달라지는 현실도 존재한다.

최근 국제사회에서는 ADHD를 포함한 다양한 신경발달 특성을 신경다양성(neurodiversity)의 관점에서 바라보려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신경다양성은 인간의 두뇌와 인지 방식이 하나의 기준으로만 설명될 수 없으며, 다양한 특성 자체를 존중해야 한다는 관점이다. 이는 ADHD를 질병이나 결함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함께 고려해야 할 다양성의 한 형태로 이해하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신경다양성 관점이 ADHD로 인한 실제 어려움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ADHD를 가진 사람들은 분명 지원이 필요하다. 다만 그 지원은 개인을 비정상으로 낙인찍는 방식이 아니라, 사회가 다양한 특성을 수용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정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ADHD가 장애인가 아닌가가 아니다. 더 중요한 질문은 ADHD를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어떤 교육적·사회적 지원이 필요한가이다. 진단 여부나 장애등록 여부를 넘어, 각자의 특성에 맞는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포용사회의 과제이다.

장애와 비장애라는 이분법적 구분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ADHD를 가진 사람들도 그중 하나이다. 이들이 겪는 어려움을 개인의 문제로 돌리기보다 사회가 함께 이해하고 지원할 때, 비로소 우리는 진정한 포용사회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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