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애인이 채용박람회장을 찾아 둘러보고 있는 모습. ⓒ에이블뉴스DB

한 장애인이 채용박람회장을 찾아 둘러보고 있는 모습. ⓒ에이블뉴스DB

【에이블뉴스 백민 기자】 소득은 중고령 장애인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지만, 이들의 경제적 여건은 여전히 취약하다. 이 같은 경제적 취약성은 노동시장 내 구조적 배제와 낮은 근로소득,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 부담, 장애 인구 및 가구구조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장애 발생 시기가 중고령 장애인의 소득 수준과 경제적 안정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에 중고령 장애인의 경제적 안정을 위해 장애 발생 시기를 고려한 고용지원과 소득보장이 함께 이루어지는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제기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사회연구에는 최근 ‘중고령 장애인의 소득 궤적은 어떻게 형성되는가? : 장애 발생 시기를 중심으로’(연구책임자 성균관대학교 임정민)가 게재됐다.

장애 발생 시기에 따라 갈린 중고령 장애인의 소득 궤적

고령화와 장애 인구 증가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장애와 노화가 중첩된 중고령 장애인의 경제적 삶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소득은 중고령 장애인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지만, 이들의 경제적 여건은 여전히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를 준비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저축과 공적연금을 활용하는 것이지만, 국민연금 가입률은 2023년 기준 장애인 전체의 33.3%에 그쳤으며, 중고령 장애인 10명 중 8명 이상은 노후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응답했다. 또한 65세 이상 장애 노인은 장애인 집단 가운데 가장 낮은 소득 수준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중고령 장애인의 경제적 삶이 개선되지 않는 이유는 장애 인구 및 가구구조의 변화에 따른 중고령 장애인의 경제적 취약성 심화, 노동시장 내 구조적 배제와 근로소득 부족, 장애 추가비용 지출 증가로 인한 경제적 부담의 누적 등 복합적이다.

특히 장애인의 88.1%가 산업재해와 질병, 사고 등으로 중고령기에 장애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나 장애 발생 시기에 따라 경제적 삶의 양상이 달라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이번 연구는 중고령 장애인의 소득 궤적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살펴보고 노인성 장애인과 고령화된 장애인의 경제적 변화 과정을 파악해 장애 발생 시기에 따른 정책적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자 했다.

중고령 장애인의 소득원천별 추이.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중고령 장애인의 소득원천별 추이.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중고령 장애인의 소득 변화 추세 ‘소득 취약형·소득 안정형’으로 유영화

연구결과 중고령 장애인의 소득 변화는 단일한 경로를 따르지 않고 생애 경험과 경제적 배경에 따라 서로 다른 양상을 보였다. 소득 궤적은 낮은 소득 수준이 지속되는 ‘소득 취약형’과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을 유지하는 ‘소득 안정형’으로 구분됐다.

소득 취약형은 근로소득이 낮고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하는 반면 공적이전소득은 큰 폭으로 증가하는 특징을 보였다. 또한 사적이전소득 역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해 공적 지원과 가족자원을 통해 근로소득 감소를 보완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이에 반해 소득 안정형은 전체 소득 수준의 변동이 크지 않은 가운데 근로소득이 일정 기간 증가한 뒤 감소하고 공적이전소득은 꾸준히 늘어나는 양상을 보였다. 이를 통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소득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장애 발생 시기는 소득 궤적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으로 확인됐다. 생애지속형 장애인은 노화기반 장애인보다 소득 안정형에 속할 가능성이 높았다. 이는 공적 지원을 활용하면서 노동시장 참여를 유지해 소득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기울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다.

반면 중고령기에 장애가 발생한 노화기반 장애인은 노동시장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커 소득 취약 상태에 머물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는 장애 발생 시점이 중고령 장애인의 경제적 적응 과정과 소득 궤적을 분화시키는 중요한 요인이며 적절한 지원과 자원 활용이 이뤄질 경우 경제적 회복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장애 발생 시기 고려한 고용지원·소득보장 통합적 정책 필요”

보고서는 “연구의 분석 결과에서 장애 발생 시기가 경제적 자원 경로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중고령 장애인의 경제적 안정을 위해 장애 발생 시기를 고려한 고용지원과 소득보장이 함께 이루어지는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노화기반 장애인은 장애 발생으로 인한 급격한 변화로 노동시장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커 경제적 자립을 이루기 어려웠고 공적이전소득에 대한 의존성이 커지는 모습을 보였다”며, “반면 생애지속형 장애인은 상대적으로 소득 변동 폭이 크지 않았으나 근로소득에서 공적이전소득 중심으로 소득 구조가 전환되는 경향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이는 장애 발생 이후 노화 과정에서 노동시장 이탈이 불가피한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공적이전소득이 중고령기에 주요한 생계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중고령 장애인의 노동시장 참여를 촉진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과 소득지원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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