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장애인만 ‘큰 마음’ 먹고 이동해야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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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장애인만 ‘큰 마음’ 먹고 이동해야 합니까?


저자가 근무하는 장애인단체 회원들은 대부분 영구임대아파트에 거주한다. 하지만 기관은 창원시 진해구 외곽에 있어 회원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 든다. 프로그램을 안내하거나 참여를 권하면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있다. “큰 마음 먹고 가야 해서 쉽지 않다.”


단순히 거리가 멀어서가 아니다. 이동 수단을 예약하고, 환승을 고민하며, 이동 시간을 넉넉히 계산해야 하는 과정 자체가 장애인에게는 또 하나의 장벽이다. 장애인 이동권이 제대로 보장됐다면 복지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조차 ‘큰 마음’부터 먹어야 하는 현실은 없었을 것이다.


최근 창원시가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시내버스 요금 전면 무료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학생 이동권을 보장하고 가계 교통비 부담을 덜겠다는 취지는 충분히 환영할 만하다. 학생 무상교통은 확대돼야 할 정책이며, 대중교통을 시민 모두를 위한 기본 복지로 바라보겠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그러나 교통복지 기준이 학생에게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학생들의 이동 문턱은 낮아지고 있지만 장애인은 여전히 병원을 가고, 직장에 출근하고, 지역사회에서 일상을 살아가기 위해서 ‘큰 마음’을 먹어야 하는 현실에 놓여 있다.


장애인 이동은 단순히 외출 문제가 아니다. 의료서비스를 받고, 교육을 이어가고, 일자리를 유지하며, 문화와 여가를 누리는 모든 사회 활동 출발점이다. 이동이 제한되면 교육권과 노동권, 문화 향유권은 물론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권리까지 제약받는다. 결국 이동권은 특정 집단만의 요구가 아니라 시민 삶을 지탱하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이자, 지역사회 포용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현재 창원시의 교통약자 이동지원 체계는 늘어나는 수요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원하는 시간에 차량을 이용하지 못하거나 병원 예약 시간에 맞춰 이동하기 어려운 사례가 반복된다. 특히 와상장애인은 이용 가능한 차량 부족으로 의료기관 이용조차 쉽지 않은 경우가 있다. 와상장애인을 위한 특별교통수단 도입과 단계적인 확대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


대중교통 환경 개선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저상버스 보급 확대와 함께 정류장 접근성, 운행 정보 제공을 개선하고, 특별교통수단과 일반 대중교통 공백을 메울 수 있도록 바우처 택시 확대와 리프트가 설치된 DRT(수요응답형 교통체계) 활용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장애인이 다른 승객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버스를 이용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이동권은 현실이 된다.


청소년 무상교통이 시민 이동권을 넓히는 정책이라면 장애인 이동권 역시 같은 기준에서 보장돼야 한다. 교통은 시민 기본권이며 이동 자유는 누구에게나 평등해야 한다.


장애인이 이동하기 쉬운 도시는 결국 아이도, 노인도, 임산부도, 시민 모두가 이동하기 쉬운 도시다. 누구도 이동을 위해 ‘큰 마음’을 먹지 않아도 되는 도시, 그것이 창원시가 지향해야 할 진정한 교통복지이며 모두의 이동권이 보장되는 도시 출발점이다.


/서민우 진해장애인자립생활센터 사무국장


출처 : 경남도민일보(https://www.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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